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병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포스팅을 다시 보고 오는 건 번거로우니 병리론 정리 상자를 불러오고 정리를 시작하겠습니다.
병위 : 병의 뿌리가 존재하는 곳으로 표, 리, 반표반리 혹은 표리간으로 구분된다. 병태 : 병의 형상을 의미하며 음양이나 한열이 여기에 속한다. 허실 : 허는 정기가 손상받은 것이며 실은 사기가 충실한 것이다. |
2. 병태
병태는 병의 형상인데 음양, 한열이 여기에 속합니다. 양이란 병의 상태가 흥분적이고 발양적인 것을 말하며 음이란 병의 상태가 안정적이고 허탈한 것을 말합니다.
병의 형상이란 설명을 하십니다. 하지만 쉽게 이해하기에는 병의 성질이라 생각하는 게 편한 것 같습니다. 병의 형상이라 말하는 이유는 겉으로 드러나는 환자의 증상들이 주된 판단 기준이 되기 대문으로 보입니다. 양의 경우에는 환자의 증상이 겉으로 눈에 띄게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며 음의 경우에는 환자가 눈에 띄는 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심번 증상이 있는 환자라도 괴로움이 과도하여 손발을 허우적거리고 뒹굴거리는 경우는 양증, 괴로움이 있으면서 몸을 움직이기 어렵고 오히려 축 쳐져있는 경우는 음증으로 볼 수 있겠네요.
상한론 해석 부분에서 표증에서는 음양을 이러한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표리간이나 리증에서는 음양보다는 한열의 용어도 많이 사용하시는 걸로 보입니다. 즉, 표증에서는 한열의 구분이 어려우니 병의 양태로 음양을 구분하고, 표리간이나 리증에서는 병의 한열에 따라 음양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물론 제 추측이고 책을 1독도 채 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짐작입니다.
의문췌언에서 언급되는 병태는 일반적인 것과 다르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음허이면 음증이면서 허증으로 해석합니다.
보통 다른 서적에서는 음허증이라고 하면 ‘음이 허한 병증’으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의문췌언에서는 음허증이라고 하면 ‘음증과 허증의 상태’로 해석합니다. 앞으로 적게되는 병증들에 모두 해당하는 내용이니 꼭 기억해야하는 내용입니다. 한의학 공부를 조금이라도 하셨던 분들은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니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3. 허실
허실은 음양과는 다르게 동시적인 개념이므로 주의해야 하며 허가 음이고 실이 양이라는 개념은 옳은 것이 아닙니다.
허실은 정기와 사기의 상태를 각각 말해주는 말이기에 동시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음양과 유사하게 반대되는 개념을 아울러 말하는 것이지만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음양은 승부의 양상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금 더 세력이 강한 쪽으로 기울어진다는 의미이죠. 하지만 허는 정기의 부족이고 실은 사기의 충실함이니 엄밀히 말하면 완전히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허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이분법적인 사고에서는 음양으로 모든 것을 나누려 하고 허는 음으로 실은 양으로 분류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허실과 음양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망진과 맥진만 가지고 진찰을 하는 신의의 경지를 추구하는, 이런 것은 학문이 아니다.”
책에 적혀있던 글귀를 그대로 옮겨온 부분입니다. 저에게 이 책에 흥미를 더 가지게 한 구문이기도 하죠. 망진은 단편적인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형상의학과 같은 경향성을 위주로 한 학문은 저와 맞지 않더군요. 저에게 믿음이 부족해서이지 학문이 부족한 것은 아닐 겁니다. 맥진 역시 현대 한의사들의 경우 수십가지의 맥상을 모두 구분해서 파악할 수 있는 한의사가 몇 명이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적어도 저는 아니거든요. 망진과 맥진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환자의 증상이나 경과를 파악하여 종합적인 변증과 진단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한의사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부분이었기에 발췌하였습니다.
- 참고서적 : 권순종 (2009). 의문췌언 (입문편). 의방출판사.
- 개인적인 공부를 위한 기록입니다. 공식적이지 않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사실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는 경우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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