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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론]/의문췌언 입문편

병리학 - 병위 (표, 표리간, 리)

by 한의사 대기만성 2018.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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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한의학 책들은 원문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저자의 관점이나 의견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곤 합니다. 물론 의문췌언도 그러한 점에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의문췌언에서의 해석을 읽기 전에 권순종 선생님이 생각하는 관점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 중에 이번 포스팅, 의문췌언의 첫 포스팅에서 볼 내용은 선생님의 병리론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 상자 안의 내용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병위 : 병의 뿌리가 존재하는 곳으로 표, , 반표반리 혹은 표리간으로 구분된다.

병태 : 병의 형상을 의미하며 음양이나 한열이 여기에 속한다.

허실 : 허는 정기가 손상받은 것이며 실은 사기가 충실한 것이다.

 

1.   병위

 

 보통 우리가 읽는 상한론 중 대부분의 경우는 병위를 육경에 따라 분류합니다. 그렇기에 전변 순서를 ‘태양-소양-양명-태음-소음-궐음’로 파악하게 되죠. 하지만 의문췌언에서는 병위를 세 곳으로 분류하는데 ‘표-표리간-리’로 인식합니다.

 대세의 해석에서는 주역이나 오운육기와 같은 동양철학적 사상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황제내경이나 전통적인 동양의학의 범주에서 해석하려 애쓰는 면이 있죠.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을 정해진 틀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원문의 내용을 복잡하게 해석하게 되거나 없는 내용을 추가하여 ‘말이 되도록’ 만들어 버립니다.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데 의문췌언에서는 그런 뜬구름잡는 소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그렇다면 병위는 어떻게 결정할까요? 물론 증상과 맥상을 종합하여 병위를 정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독특한 방법을 채용합니다. 다른 병위의 증이 없는 것으로 확정하는 것이 바로 그 방법인데요. 예를 들어 환자가 표증인 것 같은데 전형적인 모습이 아니라서 100% 표증이라고 확신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반표반리증이 아니라는 증거와 리증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는다면 표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다른 책이나 해석에서도 배제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변증에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반표반리증은 표리간의 병증을 의미하며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표리간의 뒤에는 증을 붙이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반표반리증이나 리증에서는 음양에 따라 그 제강이 달라지며 표증에서는 음양과 관계없이 제강이 존재하는 것으로 봅니다. 각 제강은 상한론의 해석을 보면서 언급하게 될 것 이지만 아래에 정리된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반표반리양증 제강 : 구고, 인건, 목현, 한열왕래, 묵묵불욕음식, 심번희구

반표반리음증 제강 : 복만이토, 식불하, 자리익심, 시복만통, 약하지, 필흉하결경

 

리양증 제강 : 위가실

리음증 제강 : 맥미세, 단욕매

 이러한 구분은 육경병증을 세 가지 병위로 파악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육경병증은 여섯 가지 모두 어느 정도의 제강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죠. 음양으로 나누어 제강을 다섯 가지로 늘리면 육경으로 파악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뒤에 이야기하는 음양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병의 위치가 다르냐, 병의 위치는 같은데 성질이 다르냐는 치료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제강이란 병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 증상들을 모아 만든 정의 같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강에서 추가되는 증상도, 보이지 않는 증상도 있기 때문에 경향성이라고 생각하는게 더 적당할 수도 있겠습니다.

 

 표리간은 광범위하므로 삼초로 구분하는데, 여기서의 삼초는 부위만 구분하는 것으로 횡격막 상부, 제부를 기준으로 나누며 심장은 중초로 포함합니다.

 기존 한의학에서 말하는 삼초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단어만 같을 뿐 편의상 의미를 바꾸어 활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상한론, 금궤요략을 공부하시면서 표리간의 하위 카테고리를 분류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첨언 : 제 생각까지 모두 적다보니 글을 쓰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포스팅에 다루려던 내용보다 턱없이 적네요. 저도 읽으면서 공부해나가는 입장이니 이해하시고, 한의학에 대해 처음 보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내용들을 다루는데 제 생각은 색이 있는 글씨로 적을 계획입니다. 바쁘신 분들이나 책의 내용만을 대략 파악하시려면 검은 글씨만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저자분의 고생들을 통해 발간된 책이므로 책에 다루어진 표는 가급적 올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권순종 원장님과는 개인적인 친분도 없을 뿐더러 배움에 대한 인연도 없습니다. 그냥 저보다 선배님이시고 실력도 뛰어나셔서 존칭을 붙이는 것 뿐입니다 ^^

 

- 참고서적 : 권순종 (2009). 의문췌언 (입문편). 의방출판사.

- 개인적인 공부를 위한 기록입니다. 공식적이지 않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사실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는 경우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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